선거구 재조정에 한인 의원들 명암 엇갈려
연방의회 및 주의회 선거구가 모두 확정됐다. 한인의원 4명의 명암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선거구가 대폭 바뀌면서 내년 선거가 쉽지 않게 된 의원이 있는가 하면 경쟁상대가 바뀐 의원도 있다. 또 한인이 거의 없는 지역구를 관할하다가 한인 밀집 거주지역 출마를 선언한 의원도 있다. 캘리포니아 4명 한인 의원이 출마하는 새 선거구를 정리해본다. ▶미셸 박 스틸(공화, 연방하원 의원)= 45지구 출마 표면상으로는 불리하다. 45지구는 민주당 성향 유권자 비율이 5%p 많다. 종전 48지구는 공화당 후보가 유리한 선거구였다. 45지구는 박 의원의 표밭은 공화당 성향의 해변가 도시가 대거 빠져있다. 박 스틸 의원의 표밭이었던 곳들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의 재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더 유리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시안 유권자가 무려 37%에 달하는 게 변수라는 것. 아시안 유권자 분포도를 보면 공화당 성향이 강한 베트남계가 가장 많다. 이어 중국계와 한인, 인도계 순이다. 기존 웨스트민스터와 가든그로브를 비롯해 사이프리스-세리토스-부에나파크-풀러턴(북부) 등 한인 다수 거주 지역이 포함돼 있다. 박 의원 기존 관할지역인 48지구는 한인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익명을 원한 선거 컨설턴트는 “새 선거구는 한인 유권자가 10배 정도 많다”면서 “2022년 중간선거에서 한인표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 파운틴밸리, 미드웨이 시티, 하와이언가든, 브레아, 플라센티아 등도 포함됐다. 박 스틸 의원은 3분기까지 후원금 210만 달러를 모금했다. ◇상대 후보: 민주당의 대만계 제이 첸 후보가 재조정이 확정되자마자 45지구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그는 영 김 의원이 관할하는 39지구 선거 운동을 했다. 올해 내내 김 의원을 향한 네거티브 전략을 끊임없이 하다가 얼마 전 갑자기 공격을 중단했다. 그리고 방향을 45지구로 틀었다. 첸 후보는 태국 출신의 태미 덕워스 연방상원 의원을 비롯해 같은 대만계 테드 류와 주디 추 등 중진 연방하원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동안 여러차례 연방의회에 도전했고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평이다. ▶영 김(공화, 연방하원 의원)= 40지구 출마 김 의원은 선출직에 도전할 때마다 살얼음 승부였다. 그의 맘고생이 끝날 수도 있다. 40지구는 확실한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요바린다, 치노힐스, 애너하임힐스, 브레아(부분적), 오렌지, 빌라파크, 터스틴, 레이크포레스트, 미션비에호, 라구나힐스, 라구나우즈, 알리소비에호, 랜초샌타마가리타 등 보수 성향 일대를 포함한다. 민주당 컨설턴트는 “사실상 안전지대”라며 “김 의원의 재선이 확실시된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민주당에서 준비하고 있는 후보도 없다는 전언이다. 인구분포도도 유리하다. 백인 60.5%, 아시안 17.4%다. 김 의원은 후원금도 3분기까지 현찰만 200만 달러 이상 쥐며 전국 톱 수준을 달리고 있다. 반면 당내 경선이 예상 외로 치열해질 수 있다. 김 의원은 올초 의원이 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를 놓고 당내 비판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게 걸리는 대목이다. ◇상대 후보: 선거구 확정과 함께 공화당 후보 2명이 출마 선언했다. 이들은 ‘트럼프 지지 후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일본계 후지 시오우라 후보는 “김 의원은 ‘네버 트럼퍼(Never Trumper)’”라며 “리즈 체이니 의원과 함께 트럼프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했다”고 비판했다. 또 해병대 출신의 그렉 래스 미션비에호 시의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데이브 민(민주, 가주 37지구 상원의원)= 2024년 37지구 출마 민 의원 지역구도 소폭 바뀐다. 약 80% 지역이 이전과 같고 20% 정도가 변경됐다. 헌팅턴비치, 뉴포트비치, 라구나비치 등 해변가 도시가 빠지고 한인이 많은 풀러턴을 비롯해 플라센티아, 알리소비에호, 라구나 니겔 등 도시가 유입됐다. 민 의원 측 사무실에 따르면 지역구 정치성향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민 의원은 대선이 열리는 2024년에 재선에 도전한다. 캠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새 유권자들과 관계 강화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했다. ▶최석호(공화, 가주 하원의원)= 73지구 출마 재조정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기존 68지구는 공화당 우세 지역이었다. 선거구 변경으로 최 의원은 내년에 73지구에서 4선 도전에 나선다. 최 의원 표밭인 애너하임힐스, 오렌지, 레이크포레스트, 빌라파크가 모두 빠진 게 뼈아프다. 대신 민주당 성향이 우세한 코스타메사와 역시 진보 성향인 어바인 남쪽 지역 등이 포함됐다. 73지구 당원 분포도를 보면 민주당원 39%, 공화당원 27%, 무당파 29%다. 최 의원은 “전형적인 게리맨더링 사례”라고 재조정 절차를 비판하면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하면 그만큼 더 빛날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코스타메사와 무당파 유권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원용석 기자선거구 재조정 한인 유권자 주의회 선거구 공화당 후보